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ㅜ.ㅜ
2022년 9월 4일 신나게 축구를 하고 이제 마지막 10분 남겨 놓은 상황이었다.
공을 받고 돌아서는데 투둑 하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리고 나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처음에는 누가 내 다리를 걷어차서 넘어지거나 내가 내 다리에 걸린 줄만 알았다
그래서 별일 아닌 줄 알고 일어서려는데 이게 웬걸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ㅜ.ㅜ
직감했다 이건 망했다 아주 그것도 심하게 망했다.
나의 30년 축구 인생도 이제 끝이 났구나 하는 직감이 왔다.
9월 4일 일요일이었다
급하게 응급실을 가보고 싶었지만 주말에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걸 알기에
일단은 서울 근처에 아킬레스건 수술을 폭풍 검색
후유증 수술방법 전문병원 등등등
일요일 하루 종일 폰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찾은 것이 방배동에 위치한 연세사랑병원입니다
사실 사당이라고 해도 되고 위치가 그렇다
내가 있는 곳이 서울대입구역이라 가깝고 괜찮은 곳으로 찾았다
뭐 광고 이런 거 아닙니다
겁나 많은 수술비를 제가 내고 올리는 겁니다 ㅜ.ㅜ
예약을 하고 월요일 하필이면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목발도 없이 절뚝이면서 병원을 간다.
그런데 서울에 택시가 이렇게 없는 줄 그날 알았다
그전까지는 택시 탈 일이 없으니 ㅜ.ㅜ
아주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진료를 받고 mri도 찍고 피검사도 하고 뭐 아주 여러 가지를 진행했다.
이날도 돈이 제법 나왔는데 ㅜ.ㅜ
보험금 청구할 때 알았다
통원치료비는 최대 25만 원 밖에 지원을 안 해준다는 것을
그래서 사람들이 입원을 해서 mri를 찍는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린 것이다.
혹시나 실비가 있으신 분들은 그런 거 꼭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픈 것도 서럽고 돈 많이 나가는 것도 서럽고
비 오는 것도 서럽고
진료를 그렇게 오래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많이 물어보지도 않고 많은 확인을 하지도 않는다
그냥 어쩌다 그랬어요?
그리고 저기 저 부분을 만져보시고 바로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내려주셨다
불과 5초도 안되어서
아주 누가 봐도 확실한 파열이었다.
내가 만져봐도 저 부위에 있어야 하는 굵은 힘줄 같은 것이 없어지고
끊어진 것이 너무나 확연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수술은 보통 일주일을 넘기면 힘줄이 말려 올라가서 힘들거나 수술 부위를 더 많이 찢어야 되는 경우가
생겨서 최대한 빠르게 하는 게 좋다고 하셔서 2일 뒤인 수요일 입원을 해서
그날 오후 수술을 하는 걸로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그날 목발을 받고 다리에 반깁스를 하고
비를 맞으며 소머리 곰탕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보다 파열의 통증은 심하지 않았다
그냥 정말 다리가 멍~~~~~~한 느낌이다
그리고 사실 머리도 멍~~~~~했다
그 다리 다칠 때 상황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때 내가 그 공을 받지 않았더라면
그 마지막 경기를 내가 뛰지 않았더라면
내가 다리에 테이핑이라도 했더라면
정말 수많은 생각이 들었고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서 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남은 이틀이 한 달처럼 느껴지는 것 같았고
역시나 수술 후유증 등 폭풍 검색
하반신 마취가 풀리지 않으면 어쩌지 같은 생각부터 아주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그리고 다리 한쪽의 소중함을 너무너무 느끼고
아프면 정말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이야기가 길어서 수술 후기는 다음 편에 쓸게요~~!!
수술후기가 궁금하시다면
2022.10.05 - [지구인 일상] - 아킬레스건 파열 수술 후 한 달 후기